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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크우드 교회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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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크우드 교회의 추억

2017-12-25 김영기

어제는 성탄 전날이 주일이어서 교회에서 성탄의 모든 순서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쉬었다그리고 2년전에 빌려보던 스프링필드에 위치한 커크우드 교회에서 성탄 전야 예배를 드린다고 김완수 집사님 내외가 알려 주어서 아내와 함께 참석하였다.  201511월부터 20167월까지 9개월간 은빛교회로 편안하게 예배드리던 교회이었다담임 목사님이신 래리 리스 목사님이 우리들에게 특별히 친절하게 대해 주어서 오랫만에 인사도 하고 싶었다.

주차장 입구로 들어서니 우리가 교회 팻말을 꽂아 놓았던 자리에 워싱턴 선교교회 간판이 꽂혀 있었다우리가 나온 후로 다른 한인 교회가 빌려 쓰고 있는 모양이다예배당에 들어가니 시작 전에 많은 교인들이 들어와 있었다. 나무로 된 강단 바닥, 앞 면에 웅장한 나무 패널 벽면, 높은 둥근 천장, 잘 들리는 음향 시스템, 모두가 새로운 감회를 일으킨다래리 리스 목사님이 예배를 인도하는 모습도 정겹다우리와 함께 있을 때 곧 은퇴하실 것이라는 말씀을 하셨는 데 아직도 계시니 반가왔다.

찬양대도 우리가 있었던 성탄 전야 예배처럼 6명의 한인들이 커크우드 성가대원들과 함께 찬양 순서를 담당하고 있었다우리는 전에 5명의 성가대원들이 참가하였는 데 이번에 6명이니 더 좋아 보였다그런데 한인 여성도 한분의 머리카락이 살짝 엉켜져 있는 모습과 그 옆에 잘생긴 미국 여자분의 단정한 머리결을 보고 마치 우리의 옛 모습을 보는 듯해서 마음이 안스러웠다영어가 편하지 않은 데도 미국인들과 함께 성탄을 축하하기 위해 애쓰는 마음들이 우리가 그 자리에 있을 때의 외롭고 추웠던 마음을 연상시켰다그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서 미국인 교회 성가대의 비단같은 가운을 입으면서 제대로 된 가운을 한번 입어보는 것도 감격스러웠었다.    

커크우드 교회의 문을 두드린 것은 20158월 경부터이었다당시 센터빌에서 빌리던 건물 렌트가 교회로서 너무 버거워서 미국인 교회당을 빌리려고 노력하였다.  마침 커크우드에서 10여년간 봉사하는 피아노 반주자가 김완수 집사님의 소개로 교제하던 이홍주 집사님이었다이 분이 커크우드 교회에 신망이 높으므로 우리가 그 교회당을 빌리는 데 도움의 말을 해 주셨다. 커크우드 교회는 장로교회로서 교회 내 당회와 건축위원회의 모든 의결을 통과해야만 빌릴 수 있었다교회를 빌리기 위해 여러번 그 교회를 찾았는 데 내 모습이 얼마나 안스러웠으면 그 교회 사무원도 공식적인 발표가 나기 전에 나에게 교회를 빌려주도록 결정이 되었다고 미리 알려주기도 했다.

그 해 11월 첫주부터 드디어 은빛교회로서 예배드리기 시작했는 데 크나 큰 예배당에 비해 불과 20여명이 모여 앉아 예배드리는 것이 마치 벌판에서 예배드리는 것 같았다하지만 우리 교인들을 지극히 사랑하시는 김현준 목사님께서 뉴져지 가까운 데에서 기차로 이 지역까지 오셔서 말씀을 전해 주셔서 우리가 버틸 수 있었다준수한 체격의 신사이신 김목님이 그 교회 강대상에 아주 잘 어울리셨다김목사님께서 정성으로 준비하신 주옥같은 설교 말씀을 듣고 있으면 모든 어려움이 달아나고 편안해졌다

커크우드 교회에서 음향시스템이 아주 좋았는 데 마이크가 좋지 않았다마이크 위치가 너무 낮고 멀리 있어서 크게 말하지 않으면 않되었다그런데 다른 스탠드 마이크를 쓰니 마이크가 입에 가까와서 음향이 잘 들렸다그래서 매주 스탠드 마이크를 강대상으로 설치했다가 끝나면 도로 제자리에 갖다 놓아야 했다음향 기기도 원래대로 해 놓지 않으면 쿡 장로님의 잔소리를 매번 들어야 했다교회 문들이 우리가 사용한 후 어느 것이 열려 있으면 어김없이 그 다음 주일에 우리는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잔소리를 아무리 해도 우리는 웃으면서 죄송하다고 했고 시정하기 위해 노력했다.

큰 교회에 방들이 여러 개 있지만 우리 교회의 물건들을 놓아두기 위해 지하의 어느 작은 창고를 커크우드 교회가 배정해 주었다우리는 매 주일 헌금대, 헌금봉투, 친교를 위해 컵, 접시, 냅킨등을 일일히 지하에서 친교실로 이동해야 했었다늘 물건들을 이렇게 이동해야하니 안정감이 없었다모든 것이 임시 생활로만 여겨졌다

친교실이 훌륭한 데 처음 그곳으로 이사들어 갈 때는 사람들이 친교에 참석했으나 식사가 아니고 떡이나 다과만 내어 놓으니 사람들이 슬금 슬금 친교에 참석하지 않고 예배 후 바로 집으로 가고 있었다. 예배만 참석하고 빠지는 사람들이 많으니 교회 분위기가 더욱 설렁해져 갔다그러한 가운데서도 죤스 홉킨스 대학교에서 강의하던 임은정 교수와 서너명의 유학생들이 잘 참석해 주어서 교회가 생동감을 유지했었다.

교회에 활기를 유지한 다른 한 면은 좋은 지휘자가 있어서였다. 지휘자 최집사님 부부는 교회가 부흥하고 좋을 때 부임하여 힘들어지는 나중까지 교회를 위해 수고를 다 하였다교회가 약해져서 불과 20여명의 교인들이 남았는 데도 10년 동안 묵묵히 자리를 지켜 주었다최집사님은 그 10년 동안 다른 큰 교회로 가서 지휘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을 것이고 교회에 대해서 실망하고 그만 둘 수도 있었다그렇게 힘든 고비들을 함께 동고 동락해 주었던 것을 참으로 감사한다.      

또 한사람 앤디 윤에 대해서도 교회가 큰 힘을 얻었다앤디 윤은 좋은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한 청년인데 몇 년전에 한국에서 온 인턴 학생들이 우리 교회에 출석할 때 친구로서 함께 우리 교회에 오게 된 청년이다인턴학생들이 돌아 갔는 데도 앤디 윤은 계속적으로 교회에 참석하여 성가대원으로서 반주자가 없으면 반주도 수고하였다지금은 자신의 전공을 살리기 위해 로스 앤젤스로 이주하였지만 지난 연말 성탄절에도 우리 교회를 찾아와 주었다.

또한 은빛교회에서 음향기기를 담당하던 김집사님을 잊을 수 없다교회의 여러가지 풍파 속에서도 묵묵히 음향기기와 예배를 위한 영상을 10년 간 꾸준히 준비해 주어서 예배에 크게 도움이 되었다교회를 합치면서 다른 교회로 갔지만 그 분의 꾸준한 섬김을 잊을 수 없다.

미국인의 교회를 빌리면서 우리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은 서로 심적으로 의지하고 서로 위로하면서 지낼 수 있었다다들 말없이 각자 교회에서 섬길 수 있는 일들을 조용히 섬기신 진집사님 내외, 그리고 지나권사님 동생부부, 지휘자 최집사님부부, 언제나 밝은 김권사님과 어머님 임권사님, 우리 큰 형님부부, 반주자 박집사님 내외, 항상 믿어주시는 김집사님 내외, 말씀에 진지하신 양권사님, 우체국에서 밤일하고도 예배참석한 김집사님, 죤스 합킨스 임교수, 그리고 활기찬 유학생들 (임차장님, 박연주양, 이종은 형제), 아이들을 데리고 와준 주집사님, 어려워도 함께하신 크리스티 전도사님, 음향으로 수고하신 김집사님 내외, 일 때문에 자주 나오지 못하지만 마음은 늘 함께 있는 김집사님 내외 등 우리는 참 좋은 성도 간의 교제를 형성한 것도 하나님께 감사하다.

커크우드 교회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김 목사님이 먼 곳에서 내려 오시는 것이 점점 힘들어졌다담임 목사님이 없는 상황에서 새로 담임 목사님을 초청하는 것이 어려워서 자연히 인근 교회와 합치는 방향으로 김 목사님이 우리를 권유하셨고 마침 오늘의 최 목사님과 연결되었다김 목사님이 오지 못하시는 주일은 최 목사님이 본인의 교회 예배를 마치시고 우리 교회에 또 오셔서 설교하셨다뿐만아니라 임직자들이 선출되었으므로 임직자 교육도 최 목사님이 담당하시게 되었다예배만 드리지 않고 임직자 교육도 함께 병행하니까 교회의 영적인 분위기가 한층 올라갔다.

은빛 교회 교인들이 최 목사님과 시간을 보낼 수록 호감을 가지게 되어서 결국 2016년도 7월 말에 두 교회가 합동 수련회를 가진 후 8월 첫 주일부터 함께 예배드리게 되었다교회를 합치게 되니까 은빛 교회 교인들은 더 이상 교회오면 마음이 춥지 않아도 되었다더 이상 미국 교인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교회를 합친 후 1년이 더 지난 지금 함께 있던 유학생들이 떠나고 원래 은빛교회 교인들이 그렇게 많이 남지 않았지만 아직 함께 있는 분들은 합친 교회에 만족하는 것을 보고 나는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과거에 힘든 시간들이 이제는 더 이상 우리를 어렵게 하지 않는 편안한 상태에서 커크우드 교회를 방문하여 함께 예배드리니 더욱 은혜가 되었다예배를 마치고 성가대 지휘자 크리스와 소프라노 앤 기쉬에게 인사하니 참 반가와 하였다. 예배 후 래리 리스 목사님께 인사드리니 정말 반가워 하신다리스 목사님이 내년에 은퇴하시고 델라웨어로 가서 살게된다고 흥분해 하시는 데 내년 겨울에 다시 뵙지 못할 것을 생각하니 섭섭하다

리스 목사님은 우리가 교회가 합치기 때문에 떠난다고 말씀드리니까 참 섭섭해 하셨다교회를 합쳐서 커크우드 교회에서 그냥 지내면 좋지 않겠느냐고까지 말씀하실 때 우리가 미국 교회에 그리 피해를 입히지 것이 감사했고 그래도 우리를 좋게 봐주신 것이 감사하였다세련된 미국인들의 눈에 비친 우리들의 모습은 얼마나 허술했을까그런데도 자기들의 불편을 감수하고 우리 약한 교회를 받아 준 일에 대해서 아직도 그 교회에 감사하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에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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